Review

160626 노트르담 드 파리 낮공 후기(스포 전제)

sayu 2016. 6. 27. 17:08

2016.6.17.~8.21.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150분(1막 65분, 인터미션 20분, 2막 65분)

캐스팅: 홍광호, 윤공주, 김다현, 최민철, 문종원, 이충주, 다은


3번째 보는 노담이었다. 

 13년도에 윤형렬,바다,마이클리,최민철,문종원,김성민,이정화 페어로 3층에서 송쓰루 뮤지컬을 접하고, 군무를 보며 매우 충격받았던 처음과

 15년 프랑스 내한팀(맷 로랑, 스테파니 베사드, 리샤르 샤레스트, 로베르 마리엥, 존 아이젠, 루크 메빌, 샤를로트 비쟉크)이 와서 공연하며 군무의 신세계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송쓰루 뮤지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프랑스 뮤지컬은 되도록 피하는 편이었으나 주변 분들의 추천을 받아 한번씩 관람하였다. 그렇게 추천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노담의 전 넘버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랭구아르의 Le temps des cathedrales, Lune

프롤로 ,페뷔스, 콰지모도의 아름다운 삼중창인 Belle

에스메랄다의 Bohemienne

페뷔스의 Dechire 

콰지모도의 Danse mon Esmeralda

등 대표적인 넘버들은 좋아한다. 

댄서들의 아크로바틱, 군무도 중요하기에 노래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홍콰지는 처음 보는데 너무 홍배우 그자체같았지만(...) 나의 에스메랄다, 하는 모습이 매우 애절하고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다. 극 중에서 모두 에스메랄다를 "나의 에스메랄다" 라고 하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각각 다를 것 같다.


페뷔스나 프롤로를 비롯하여 콰지모도조차도 에스메랄다는 욕망의 대상이며 그녀를 만지고 싶어한다. 어떤 대상을 좋아하거나 사랑해도 만진다는 행위를 꼭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데 모두들(=남자들) 그녀를 만지고 싶어한다.


그렇게 듣고 생각하니 콰지모도를 순수하게만 생각할 수는 없었지만(콰지모도는 순수할 것이라는 나의 편견도 있고) 춤추는 에스메랄다의 모습을, 그녀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하며 그녀가 친구로 지칭(선긋기)하여도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손을 내밀다가도 다시 거두는 모습이 자신의 추한 몰골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며 동시에 에스메랄다에게 본인이 위협적인 존재임을 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속내를 알고 싶어하고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인물은 노담에서 콰지모도밖에 없다고 느껴졌다. (극 중에서 콰지모도는 그녀의 생각이나 심정을 계속 묻는다.) 


페뷔스나 프롤로는 그녀의 생각보다는 자신들의 욕망에 심취하여 그녀를 대상화할 뿐이다. 페뷔스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몰래 에스메랄다와 섹스하고 싶어하며, 프롤도 또한 신부라는 신분을 내던지고 그녀에게 교수형 당하겠느냐, 혹은 잠깐의 사랑을 하겠냐며(결국 섹스) 선택하라고 한다. 웃기는 건 극 중에서 집시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동네에서 이런다는 거다. 


에스메랄다 라는 인물은 매우 자유롭고 아름답다. 클로팽이 그랭구아르를 구하려면 결혼해야한다고 하자 "남편이라도 연인은 아니"라며 승낙한다. 그랭구아르는 에스메랄다의 형식적인 남편이면서도 극에서 에스메랄다가 어떻게 되든 방관한다. 어찌 보면 배은망덕한 부분. (물론 내가 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도 있을 듯) 에스메랄다의 잘못이라면 페뷔스의 진정한 속내를 몰랐다는 것뿐일 것이다. 본인의 인생인데 본인이 선택한 건 너무나 적은 부분... 그리고 가장 안타까운 인물.


나에게 콰지모도 = 윤형렬 배우였기에 이번에 하지 않아서 매우 아쉬웠다. 하지만 배우도 초연부터 내내 해왔기에 고정된 이미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고, 또 콰지를 하면서 허리디스크로 고생했다고 하니 다시 해주세요! 라고 하기엔 미안한 감도 있는 것이나 이번 캐스팅이 전반적으로 아쉽기에 이런 마음은 어쩔 수 없는 듯한... 그러나 어제 홍콰지를 보면서 넘버 하나하나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게 홍광호 배우가 갖는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대극장에 적합한 성량, 넘버소화력, 본인만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곰콰지보다 덜 구부리고 더 정상적인 듯 하지만. 

"춤춰요, 에스메랄다" 에서 죽은 에스메랄다를 일으켜 안으며 춤을 춰달라고 애원하는 콰지모도의 모습이 계속 생각난다. 에스메랄다를 흔들기도 하고 소중히 안기도 하지만(그녀가 죽고나서야 비로소 안아보는 것도 짠함) 그녀는 이미 죽어 그에게 응답하지 못하는 그 안타까운 장면이...


커튼콜에서 댄서분들이 먼저 인사하고 

플뢰르-페뷔스, 그랭-프롤로, 콰지-에스메 짝을 지어 등장하는데 우다다다 등장하고나서 홍콰지가 공주에스메를 번쩍 들어서 안아돌려주는게 참 콰지스럽다.급 내 노담자첫페어는 어땠나 생각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슬프다.

간단히 남기면, 다은플뢰르 그닥 높지도 많지도 않은걸 이렇게 무감정으로 하는가. 충주페뷔스는 맞는 옷도 아니며 삑도 몇 번인지 모르겠고 다현그랭은 열심히 하고 본인만의 그랭 캐릭터가 있지만 음역대가 맞지않아 아쉬웠다.


종원클로팽은 전보다 음성이 매우 풍부하고 깊게 들린다. 아무래도 콰지를 해서 그런가? 예전보다 더 멋진 노래를 해주셔서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 분장 볼때마다 왜인지 라이온킹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분장이 정말 잘 어울린다. 


공주에스메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노래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로 노래만 하면 에스메 8ㅅ8 하며 보기가 바빴다. 지연해서 앞의 메인 넘버들을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가끔 영혼을 잃은 눈빛도 있긴 했지만 커튼콜에서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