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9. 6. 26. 17:16

190621 뮤지컬 썸씽로튼(Something Rotten) 내한 공연 후기

2019.06.21. 금 20시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층 6열 중블에서 관람

 

얼마 전 스쿨오브락 내한공연을 다녀오면서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결국 관람하게 되었다.

브로드웨이 공연을 했던 팀이라고 들었는데, 위키피디아를 검색해보니 내셔널 투어팀인 듯

한국에서의 공연이 투어의 마지막이라고 한다.

 

사실 "뮤지컬 내한"을 생각하면 자막 + 영어크리 때문에 온전한 관람이 힘들다.

그래서 미리 OST 나 영상이나 후기 등을 찾아보며 일정 선에서 공부를 하고 가게되거나

아니면 그냥 보는 경우가 있는데 썸씽로튼은 전자였다.

영화가 원작인 스쿨오브락과 달리, 왜인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지겹지만

제대로 읽은 작품이 없고 이 작품에는 그러한 인용구, 말장난도 꽤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자막을 했던 황석희 씨가 참여한다고 해서 더 관심을 받은 것도 있고.

자막이라서 가능한 듯.

 

어쨌든, 황석희 씨가 작성했다는 관람 전 레퍼런스도 일부 읽고

플레이DB에서 친절하게 프레스콜에 한글 자막을 깔아주어 몇개 보고 갔다.

 

[플레이DB]뮤지컬 '썸씽로튼' 2019 내한공연 프레스콜[한글자막] 
Welcome To The Renaissance
https://www.youtube.com/watch?v=gCVyYxKy6mo

A musical
https://www.youtube.com/watch?v=CZbampyehGY

Will Power
https://www.youtube.com/watch?v=zAsp36aZhqM

 

Welcome To The Renaissance 라는 곡은 공연을 시작하면서 음유시인이 메인으로 부르고

앙상블들이 떼창하는 넘버인데 그 곡의 멜로디는 이 공연의 다른 곡에도 자주 반복된다.

잘 모르는 인물명이 스쳐가는데, 검색해보면 중세시대~르네상스 시대의 문학가들이 주로 나옴

음유시인을 맡은 배우의 목소리가 넘 좋아서 더 좋아하게 되는 곡이기도 하고,

여기서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잠깐 등장하는데 뒷모습만 나온다.

이때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열광적이라 윌을 이 공연에서 어떻게 설정한지 알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가장 보고 싶은 넘버는 A musical 과 Will power 였다.

A musical 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주인공에게 미래에는 이런 장르가 유행할거라 

알려주는 곡인데 각종 뮤지컬 패러디가 많아서 알아볼수록 재밌는 곡!

 

뮤지컬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이 의문갖는 내용을

주인공이 말하고 미래의 뮤지컬을 본 노스트라다무스가 대답해주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작품이나 형식에 대해 설명해주는 나 같은 느낌이 든다 ㅋㅋㅋ

여러 뮤지컬이 한 단어, 한 장면, 한 포즈 등으로 설명할 수 있어서 

아예 뮤지컬을 모르더라도 문화 전반에 깔린 걸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다

다만 정확히 몰라서 궁금할 순 있음! 

 

Will power 는 말 그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그의 팬들이 부르는 넘버인데

넘버 시작할 때부터 그에 대한 엄청난 소개가 이어지고,

본진에게 XXX 해주세요! 외치는 여러 팬들이 등장하고

거기에 하나하나 호응해주는 윌이 나온다 ^^ 

 

윌이 자신의 작품 속 문장을 외치면 팬들이 그 다음 문장을 화답하고

윌이 특이한 동작을 하며 문장을 외치면 팬들이 똑같이 따라하는데

이게 진정한 콘서트의 현장이지 뭔가,,,

공연 보는 내내 나도 저 공원의 한 마리의 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맡은 배우 특유의 능글맞고 여유로운 분위기 넘나 좋은 것ㅠㅠ

락스타 같은 느낌으로 가죽바지와 화려한 상의, 그리고 목에 장식까지 있음,,,

 

한국에서도 라이센스 공연을 한댔는데

막상 할만한 배우를 생각하면 딱 떨어지지 않는 건

매력이 터지는 배우여야 해서 그런 것 같다.

 

이 세곡은 공연을 볼 때도 좋았지만 브로드웨이 OST 를 들을 때도

제일 자주 듣는 곡임 :)

 

공연 시작 전엔 핸드폰 소리를 내면 마녀로 간주되어 가마솥에 던진다는 안내가 있는데

이때부터 사람들이 웃기 시작해서 매우 센스있다고 생각 들었다. 

 

주요 내용은 바텀형제의 공연 후원이 끊겨 새로운 공연을 올려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듣고 뮤지컬에 도전하며 겪는 역경이 나온다.

 

닉 바텀, 나이젤 바텀, 비아, 윌리엄 셰익스피어,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

포샤, 예레미아 수사, 클래팸 경, 샤일록, 음유시인 등이 등장한다.  

 

무대세트는 좀 허접한 느낌이 있어서 아쉬웠다 (스쿨오브락과 비교해서)

의상은 매우 좋아보였고 독특했지만 색감이 좀 어두운 느낌.

넘버는 너무 좋았고, 특색 있었다.

내용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들이 인용되면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대사도 마찬가지! 어떻게 이 모든 걸 넣어서 구축해낼 수 있는지 신기했다.

자막 없이 영어를 듣고 바로 알아들을 수 있거나,

셰익스피어의 글들을 영문으로 알고 있다면 더 재밌게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에겐 자막이 있음 ^^!

 

그리고 공연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셰익스피어가 다른 사람의 글을 자신의 글처럼 훔쳐서 인기를 얻고

문학작품을 쓰는 것보다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는 인기를 즐기는 것이나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하는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닉의 아내 비아가 생활고를 이겨내려 남장을 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거나

남편인 닉과 가족인 나이젤을 챙겨주면서 응원하고 새로운 시각을 찾게 해주거나

나이젤과 포샤 사이에서 문학작품을 즐기는 두 사람의 관계라든지 등등.

 

오랜 시간 공연을 같이한 배우들이 해서 그런지 호흡도 잘 맞는 것 같았고

관객 반응에도 열렬히 반응해주어 더더욱 호응과 박수 치고 싶었던 공연

물론 배우들이 너무 잘하기도 해서 더 만족스러웠다.

 

6월 30일이 막공인데 프로그램북도 매진됐고

할인이 아쉽지만 한번 더 볼 것임...

한국에 와줘서 고맙고 막공까지 건강하게 있다 갔으면 좋겠다.